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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에서 미사 집전한 신부의 마지막 기도 (전쟁, 순교, 용기)

by mcstory7 2025. 5. 11.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병사들과 함께 죽음을 맞으며 마지막까지 기도했던 한 신부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여전히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전쟁 중 포로수용소에서 삶을 마감한 에밀 카푸안 신부의 실화를 중심으로, 신앙의 진정성과 인간 존엄에 대해 성찰해보고자 합니다.

돔성당 산티시마 아순타 건물

1. 전쟁터의 사제, 에밀 카푸안 신부의 헌신

에밀 카푸안(Emil Kapaun) 신부님께서는 미국 캔자스 출신으로,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군종 신부로 참전하셨습니다. 전선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순간에도 신부님은 언제나 병사들 곁을 지키셨습니다. 성무일도와 성체 분배뿐 아니라, 부상당한 이들을 직접 업고 안전지대로 옮기며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셨습니다.

1950, 한국전쟁 중 포로로 잡히셨을 때에도 신부님의 사명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차디찬 포로수용소에서 그는 동료들의 마음을 돌보며, 쓰러지는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사제의 손으로 눈을 녹여 식수를 만들어 나누셨습니다. 아무리 열악한 환경에서도 신부님은 늘 기도하셨고, “우리 모두는 하느님의 자녀입니다라고 말씀하시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삶은 신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고요하고 단호하게 답해주는, 깊고 잔잔한 울림이었습니다.

 

2. 마지막 미사, 그리고 끝나지 않은 기도

추위와 배고픔, 절망이 가득한 포로수용소에서 신부님은 작고 낡은 성경책과 찻잔 하나를 성체로 삼아 미사를 올리셨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은 자신을 축복해주는 신부님의 손길에서 살아 있음을 느꼈고, 그 순간만큼은 죽음조차도 두렵지 않았다고 증언합니다.

미사 후, 신부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을 바라보며 눈빛으로 축복을 나누셨습니다. 그리고 병약한 몸으로도 성모송을 읊조리며 자신보다 동료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으셨고, 끝내 19515, 조용히 하늘나라로 떠나셨습니다.

그분의 마지막 기도는 주여, 이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는지 알지 못하나이다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말이 아니라, 용서와 사랑, 믿음을 실천한 한 사제의 인생 전체를 담은 고백이었습니다.

3. 오늘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

에밀 카푸안 신부님의 이야기는 단지 한 명의 성직자가 보여준 숭고한 희생 그 이상입니다. 그는 무기 대신 사랑을, 두려움 대신 신앙을 품으셨으며, 끝까지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셨습니다.

오늘날 물질의 문명 속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불안한 미래, 관계의 단절, 물질 중심의 사회 속에서 믿음과 양심을 지키는 일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신부님의 삶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모두에게 조용히 말을 걸고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를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까?”, “당신은 사랑을 실천하고 있습니까?”

그분은 거창한 기적을 보여주신 분이 아닙니다. 다만 한 사람, 한 순간, 한 기도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신 분이셨습니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더 진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