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소에서 울려 퍼진 성탄곡
1. 눈발 속 공소, 다섯 명의 크리스마스창밖에는 눈이 소복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도시에서는 반짝이는 트리와 캐럴이 넘쳐나는 그날 밤, 작은 시골 공소 안에도 조용히 불이 밝혀졌습니다.신자 다섯 명.이 공소의 평일 미사나 주일예절에 참석하는 이들의 전부였습니다. 연세 지긋한 할머니 두 분, 동네 교사, 중학생 손녀, 그리고 공소 회장님.이 다섯 명이 모여 만든 성탄절 밤은, 세상의 어떤 대성당보다도 고요하고 깊었습니다. 아무도 축하해주지 않아도, 마을 사람들 대부분이 신자가 아니어도, 이 공소엔 하느님께 드릴 찬미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2. 캐럴이 아닌 기도로 불린 '고요한 밤'낡은 오르간은 오래전부터 멈춰 있었습니다. 성가대도, 악기도 없었지만, 회장님은 오래전 성탄미사에서 불렀던 노래를 기억하고 ..
2025.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