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골 공소의 사계절 풍경과 신앙의 일상 (공동체, 계절, 영성)
화려한 제단도, 웅장한 성가도 없지만… 계절이 바뀌는 풍경 안에서, 한결같이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도심의 성당이 바쁜 일상 속 신앙의 쉼표라면, 시골 공소는 느리지만 깊은 기도의 숨결이 깃든 공간입니다.이 글은 사계절을 따라 살아가는 한국 시골 공소 공동체의 조용한 믿음과 따스한 일상, 그리고 그 속에 흐르는 하느님의 숨결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1. 봄, 꽃 피는 마당과 깨어나는 기도매화가 피고, 산들바람이 볕을 데우기 시작하면 시골 마을 공소도 눈을 뜹니다. 공소 앞마당의 돌길 사이사이엔 민들레와 냉이꽃이 피어나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더 가벼워집니다.겨우내 닫혀 있던 문을 여는 첫날, 어르신 몇 분은 작은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성모상 옆 화분엔 손수 키운 수선화가 놓입니다. 예절..
2025.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