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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무연고자를 돌본 수녀의 마지막 소원 (헌신, 사랑, 존엄) 1. 아무도 없는 사람 곁에 있어 주신 수녀님한국의 한 작은 병원, 이름 없이 찾아온 이들을 맞이하는 곳이 있습니다. 그곳에는 언제나 늘 한 분의 수녀님이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마리아 수녀님”이라 불렀지만, 그 외에도 그녀에게는 더 많은 이름이 있었습니다. ‘엄마’, ‘자매님’, ‘딸’… 사회에서 버려진 노인, 병든 사람, 마지막 순간을 기다리는 무연고자들이 그녀의 곁에 머물며 그렇게 그녀에게 가족이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마리아 수녀님은 수도원에서 편안한 생활을 할 수도 있었으나, 스스로 서울 변두리의 병원을 선택했고, 그곳에서 40년 넘게 ‘고독사’와 맞서 싸우며 환자들의 곁을 지켰습니다. 수녀님은 “사람은 누구도 혼자 죽어서는 안 된다”는 믿음을 품고, 고통과 외로움 속에 버려진 이들을 향해.. 2025. 5. 12.
코로나 중환자 병동에서 봉사한 이탈리아 성직자의 삶 (헌신, 생명, 믿음)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마스크 너머로 표정을 잃은 사람들, 병원 밖을 떠도는 가족들의 눈물, 그리고 멀리서 작별인사조차 하지 못한 이별들이 이어졌습니다. 모두가 불안과 공포에 떨며 거리를 둘 때, 오히려 한 발 더 다가선 이가 있었습니다.그는 누구보다 먼저 환자들의 곁에 섰고, 자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병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이름 없이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 그 이탈리아 신부의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습니다.1. 모두가 물러날 때, 그는 다가갔다2020년 초,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심각한 타격을 입은 국가였습니다. 특히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의 병원들은 환자들.. 2025. 5. 12.
죽음 앞에서도 성체를 품은 아프리카 신부의 사연 (신앙, 생명, 인간애) 세상의 가장 낮고 험한 자리에서, 한 사제가 마지막 순간까지 놓지 않았던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권력도, 돈도 아닌 바로 ‘성체’였습니다. 이 글은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순교한 한 신부의 실화를 통해, 인간애와 믿음이 무엇인지 되묻는 이야기입니다. 죽음 앞에서도 사랑을 선택한 그의 짧고도 강한 생애를 함께 따라가 봅니다. 1. 오지에서 들려온 짧은 이야기그는 유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름 석 자조차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고, 그의 죽음도 뉴스 한 줄로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그가 살았던 삶은 결코 짧지도, 가볍지도 않았습니다.‘파트릭 무카사(Patrick Mukasa)’ 신부. 우간다 북부, 고립된 한 마을에서 사목 활동을 하던 젊은 사제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파파 파트릭’이라 불렀습니다. 언.. 2025. 5. 11.
전쟁터에서 미사 집전한 신부의 마지막 기도 (전쟁, 순교, 용기) 전쟁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병사들과 함께 죽음을 맞으며 마지막까지 기도했던 한 신부의 이야기는 시대를 넘어 여전히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한국전쟁 중 포로수용소에서 삶을 마감한 에밀 카푸안 신부의 실화를 중심으로, 신앙의 진정성과 인간 존엄에 대해 성찰해보고자 합니다.1. 전쟁터의 사제, 에밀 카푸안 신부의 헌신에밀 카푸안(Emil Kapaun) 신부님께서는 미국 캔자스 출신으로,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에 군종 신부로 참전하셨습니다. 전선에서 총알이 빗발치는 순간에도 신부님은 언제나 병사들 곁을 지키셨습니다. 성무일도와 성체 분배뿐 아니라, 부상당한 이들을 직접 업고 안전지대로 옮기며 ‘하느님의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셨습니다.1950년, 한국전쟁 중 포로로 잡.. 2025. 5. 11.
불교 스님에서 가톨릭 사제가 된 태국 남성의 인생 전환기 (신앙, 자아, 용서) 한 사람의 삶이 완전히 바뀌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단 하나의 순간이 결정적인 전환점이 되기도 합니다. 태국의 한 남성은 어린 시절부터 불교 사원에서 자라며 수행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고요한 명상과 규칙적인 일상 속에서 진리를 찾아 헤매던 그는, 어느 날 전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사랑’이라는 새로운 깨달음을 마주하게 됩니다.그리고 그 사랑은, 그를 가톨릭 사제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종교를 바꾼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마음을 연 진짜 변화의 기록입니다.1. 스님의 길, 침묵 속에서 길을 찾다‘파차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은 태국 북부의 산골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어릴 적 아버지를 여의.. 2025. 5. 10.
미국 흑인 인권운동에 참여한 가톨릭 신부의 기록 (정의, 용기, 신앙) 1960년대 미국, 피부색 하나로 차별받고 억눌렸던 시대에 정의를 외친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심엔 목사와 운동가들만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한 가톨릭 신부는 성당 강단이 아닌 거리 한복판에서, 사람들의 손을 잡고, 연행을 감수하면서까지 ‘신앙은 곧 행동’임을 증명했습니다. 이 글은 미국 흑인 인권운동의 현장에서 조용히 함께 걸었던 한 사제의 기록을 통해 신앙과 사회 정의의 연결을 되새겨봅니다.1. 침묵하지 않은 신부, 토마스 머튼과의 만남그의 이름은 토마스 제이 게이건 신부(Thomas J. Gaughan). 백인이었던 그는 시카고 외곽의 중산층 본당에서 편안한 사목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한 흑인 소년이 그의 성당 앞에서 경찰에게 강제로 체포되는 장면을 목격하며 삶의 방향이 .. 2025.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