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공소 성당에서 피어난 생명의 찬양
며칠 전,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아프리카 어느 마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름도 지도에도 잘 나오지 않는 작은 마을. 그곳에, 흙벽으로 지어진 공소 성당 하나가 있다고 했습니다.전기도, 마이크도, 심지어는 의자도 부족한 그곳. 하지만 매주 주일이 되면 사람들은 그 조그만 성당으로 모여든다고 하더군요. 특별한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곳이 ‘살아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왠지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1. 소리 없는 땅에 울려 퍼지는 첫 번째 박수공소에 들어서면, 정적이 먼저 반깁니다.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손뼉을 칩니다. 따라오는 북소리, 그리고 이어지는 노랫소리.가난한 마을의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는 이 찬양은, 마치 누가 그들에게 생명을 다시 불..
2025. 5. 20.
한국 시골 공소의 사계절 풍경과 신앙의 일상 (공동체, 계절, 영성)
화려한 제단도, 웅장한 성가도 없지만… 계절이 바뀌는 풍경 안에서, 한결같이 두 손을 모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도심의 성당이 바쁜 일상 속 신앙의 쉼표라면, 시골 공소는 느리지만 깊은 기도의 숨결이 깃든 공간입니다.이 글은 사계절을 따라 살아가는 한국 시골 공소 공동체의 조용한 믿음과 따스한 일상, 그리고 그 속에 흐르는 하느님의 숨결을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1. 봄, 꽃 피는 마당과 깨어나는 기도매화가 피고, 산들바람이 볕을 데우기 시작하면 시골 마을 공소도 눈을 뜹니다. 공소 앞마당의 돌길 사이사이엔 민들레와 냉이꽃이 피어나고, 사람들의 발걸음도 조금씩 더 가벼워집니다.겨우내 닫혀 있던 문을 여는 첫날, 어르신 몇 분은 작은 빗자루로 마당을 쓸고, 성모상 옆 화분엔 손수 키운 수선화가 놓입니다. 예절..
2025. 5. 16.